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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로 위장, 한전에 481억 불법납품

공공기관 장애인 생산품 우선구매제도 악용
장애인 단체와 짜고 수의계약… 8명 기소

이호준 기자 hojun@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4월 25일 20:53     발행일 2018년 04월 26일 목요일     제6면

공공기관의 ‘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 제도’를 악용해 장애인 단체와 짜고 한국전력공사에 481억 원어치 제품을 불법납품한 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강력부(이진호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A씨(59)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B씨(60) 등 3명을 불구속기소, 1명을 기소유예했다고 25일 밝혔다.

전선을 보호하는 파이프와 덮개인 전선관·보호판을 제작하는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인 것처럼 속여 한전과 수의계약을 맺고 전선관과 보호판 207억 원어치를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공공기관은 반드시 매년 구매물품의 1% 이상을 중증장애인생산물품으로 구매해야 하며,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 소속 장애인 근로자의 직접 생산품에 한해 수의계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규정한 ‘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 제도’를 악용했다. 

A씨는 경기도내 한 중증장애인단체에 매년 매출액의 3%를 건네는 조건으로 이 단체의 이름을 빌렸고, 장애인 10명을 고용한 것처럼 허위로 출근 명부를 작성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전과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 명의를 빌려준 장애인단체 대표 B씨(60)는 사기방조 혐의로 A씨와 함께 기소됐다.

다른 전선관·보호판 업체 대표인 C씨(66)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같은 수법으로 한전에 274억 원어치의 제품을 납품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C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장애인단체 대표 D씨(55) 역시 사기방조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중증장애인 생산시설 지정을 받기 위해 서류를 조작했으며 심지어 감독기관이 점검을 위해 방문하자 임시로 장애인들을 데려와 일하는 것처럼 시키기도 했다”며 “제도적 보완이 없다면 앞으로도 영리 업체가 이 같은 ‘명의대여’ 방법으로 장애인단체로 위장해 사익을 추구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어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에 수사결과를 통보하고 장애인 근로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감독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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