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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논란된 홍준표 ‘위장쇼’나경원 ‘어처구니’ / 지지자도 할말 없게 만드는 한국당 ‘말…말’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4월 29일 20:32     발행일 2018년 04월 30일 월요일     제23면
27일 남북정상회담은 만남 그 자체로 의미가 컸다. 여기에 문서화된 합의 내용도 썩 괜찮았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이 있었다. 핵무기를 없애자는 기본적 약속이다. 전쟁을 끝내자는 종전선언도 있었다. 지긋지긋한 전쟁 위협에 대한 선언이다. 남북간 군비 축소 의지도 밝혔다. 요원하지만 한 번쯤 굳혀둬야 할 추상이다. 모든 게 ‘향후 노력’이라는 조건을 달고 있지만 나름 의미를 갖게 하는 결과다. 그걸 생중계로 본 국민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유한국당은 야당이다. 잘한 것보다는 못한 것을, 충분한 것보다는 부족한 것을 지적하는 게 역할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도 잘못한 것은 있고 부족한 것은 있다. 그랬으면 그걸 지적했으면 좋았다. 그런데 당 지도부의 투박하기 그지없는 ‘말’이 국민적 비난을 샀다. 홍준표 대표는 정상회담을 ‘위장쇼’라고 단정했다. 그것도 일본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나경원 의원도 본인 페이스북에 ‘어처구니없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결과를 비난했다.
이렇게까지 투박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었을까. 얼마든지 정리된 언어로 공식 견해를 내놓을 수 있었다. 그걸 일본 방송에 나가서 ‘위장쇼’라고 단정하고, 페이스북에 올려 ‘어처구니없다’며 맹공을 펼 일인가. 여론이 싸늘하다. 필설로 옮기기 어려운 비난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때마침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지지도는 12%로 급락했다. 26일의 이슈가 ‘문재인 정상회담’이었다면 27일 이슈는 ‘한국당 막말’이 됐다. 안 들어도 될 욕을 사서 먹고 있다.
그저 담담히 가면 될 일이었다. 선거를 염두에 뒀겠지만, 유권자가 그렇게 만만하지도 않다. 보수정권이던 2010년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다. 3월26일 침몰하며 나라를 긴장시켰다. ‘북한 짓’이라는 조사 결과를 5월20일 발표했다. 누가 봐도 진보진영ㆍ야당에 불리할 거라 봤다. 하지만, 어땠나. 결과는 민주당 압승이었다. 대북 리스크가 선거를 좌우하던 시절은 끝났다. 이번 회담 결과도 그렇게 담담히 넘기고 다른 이슈를 찾아가면 될 일이었다.
정상회담 트집 잡기 말고도 한국당이 해야 할 역할은 많다. 드루킹 사건 진실규명이 그 대표적이다. 모든 야당이 한목소리로 특검 도입을 주장해오고 있었다. 국민 60%도 특검 도입에 찬성해주고 있었다. 그러면 이 부분에 대한 노력을 묵묵히 해나가면 될 일이다. 괜한 막말로 같은 야당에서조차 “홍준표, 빨갱이 장사 못하니 끝까지 발목 잡을 것”(바른미래당 하태경)이라는 비난을 샀다. 뭉쳐야 할 야권에 균열을 일으키는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국민 다수는 4ㆍ27 남북정상회담을 높게 평가한다. 하지만, 회담 결과가 선거에 활용돼선 안 된다는 국민도 많다. ‘북한은 북한, 지방 선거는 지방 선거’라는 구분법이다. 특히 한국당을 지지하는 보수 유권자들의 생각이 그렇다. 이런 유권자를 생각해서라도 한국당은 품위 있고 절제된 행보를 지켜가야 한다. 투박하고 적의에 찬 막말로 몇 안 되는 우군 유권자들까지 얼굴 후끈거리게 만들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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