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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경필은 홍준표 갈등, 이재명은 친문 갈등 / 두 비주류에 닥친 벽, 안고 갈까 치고 갈까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노출승인 2018년 04월 30일 20:25     발행일 2018년 05월 01일 화요일     제23면
남경필 후보와 이재명 후보에게서 공통된 고민이 엿보인다. 내부에 쌓이는 갈등이 우려스러울 정도라는 것이고, 그 우려를 외부에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남 후보 고민은 당의 선거캐치프레이즈부터 출발한다. 한국당이 정한 ‘나라를 통째로 넘기겠습니까’라는 부분이다. 현정부를 좌파 정부로 규정한 이분법적 구호다. 남 후보의 최대 정치적 치적은 민선 6기 연정이다. 여ㆍ야, 보수ㆍ진보의 대통합을 목숨처럼 여겨왔다. 그랬던 그가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다’는 이념 투쟁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맘에 들 리 없다. 오죽하면 남 후보 캠프에서 당의 구호를 쓰지 말자는 얘기까지 나온다.
정상회담 평가를 두고는 어깃장이 났다. 홍준표 대표가 ‘위장쇼’라고 평했다. 여론이 악화됐고 당 지지도까지 추락했다. 남 후보가 하루 뒤 논평을 냈다. “다양하고 진일보한 합의가 이뤄진 것을 의미 있게 평가한다”고 했다. 홍 대표의 ‘위장쇼’와 거리가 멀다. 계산 안 했을 리 없다. 그럼에도, 그런 논평을 냈다. 그런데 하루 뒤 다시 홍 대표가 ‘김정은·주사파 숨은 합의’라고 했다. 같은 당 맞나. 남 후보 고민이 깊어 가고 있을듯하다.
이재명 후보도 내부 문제로 휘둘리고 있다. 경선 상대였던 전해철 지지층의 싸늘함이 여전하다. 경선 때도 그 정도가 심했다. ‘이재명 의혹을 파헤친다’는 개인 방송이 시리즈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른바 ‘혜경궁 김씨’ 논란은 그런 인터넷상의 분위기가 극단화된 사건이다. 이 후보가 전해철ㆍ양기대 두 경쟁자를 초청해 도화결의(桃花結義)를 했다지만, 인터넷 세상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친문(親文)의 그림자가 그 한가운데 얼비친다.
가해지는 공격이 적(敵)보다 더 가혹하다.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이재명 예비 후보 자격 검증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랐다. 일간 베스트 활동 의혹, 전과 4범 전력, 가족을 향한 욕설과 협박, 공무원 동원 SNS 정치활동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경선 때 그 폭로 방송과 주제ㆍ내용이 많이 닮았다. 청원 인원만 3천명을 넘어섰다. ‘이재명을 뽑느니 남경필을 뽑겠다’는 말도 내부발 느낌이 물씬하다. 입 닫은 이 후보의 고민이 짐작된다.
두 후보에겐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당에서 비주류다. 홍준표 한국당에서 비주류고, 친노ㆍ친문 당에서 비주류다. 그게 통상의 공천 후유증과 이번 갈등이 다른 이유다. 어쩌면, 선거 임박하는 순간에 모종의 결심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주류 합류를 포기하고 독자 노선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홍준표식 선거방식 거부 또는 친문 의존 선거 포기 선언이다. 파국을 부를 일이지만 그런 상상을 하게까지 만드는 게 지금 상황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됐다. 정당실세 후보만 봐오던 경기도민에게는 생소한 경험이다. 도민들 사이에는 이미 ‘남경필과 홍준표 갈등’ ‘이재명과 친문 갈등’이 주요 얘깃거리다. 원만한 통합을 이뤄내는지, 강단 있는 독자선언을 선언하는지 두고 보자고 한다. 하기야 숱한 갈등에 맞서 화합과 투쟁을 병행하는 게 경기도지사 아닌가. 남경필ㆍ이재명 후보에겐 그런 갈등 돌파의 능력을 보여줘야 할 고비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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