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복이 존경받는 나라가 돼야 한다
[사설] 제복이 존경받는 나라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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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참하고,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해병대 장병에 대한 위령탑 제막식에도 불참한 것에 대해 국민은 매우 착잡하다. 대신 대구에서 열린 ‘세계 물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한다.
얼마 전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국회에서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 등을 ‘불미스러운 충돌’로 표현하고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는 ‘우발적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한심하다 못해 도대체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공인은 할 말과 안 할 말이 있고 그것을 구별해야 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들을 기리지 않는 국가는 국가라고 볼 수 없다.
미국에선 매년 5월 마지막 주간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국방색 얼룩무늬 모자와 유니폼을 입고 시합에 임한다. 그들은 군인, 경찰, 소방관과 같은 ‘제복을 입은 대원들(MIU·Men In Uniform)’에게 존경과 신뢰를 보내고 애국심의 상징으로 여긴다. 우리는 제복 입은 군인과 경찰의 모습을 행사장이나 가야 볼 수 있다. 제복을 입어야 하는 사람들도 꺼리니 제복에 대한 존경심이 있을 리 없다.
SNS에서 본 장면이다. 이코노미 좌석에 타고 있던 미 육군 엘버트 마를 상사가 자신의 제복 상의를 옷장에 보관해 달라고 요청하자 항공사 측은 1등석만 가능하다고 거절했다. 옆 좌석 승객들이 항의하고 1등석 승객들도 자리까지 양보했으나 상사는 제복이 구겨지지 않도록 옷만 부탁했다.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군 사병의 유해와 함께 도착한 일반 승객들이 먼저 양보해 성조기에 덮인 관 앞에서 묵념하는 장면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국가라고 느꼈다. 제복 입은 사람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은 어떤 이념이나 사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 이라크전 할 것 없이 “단 한 명의 미군도 적진에 남지 않게 하라”는 모토로 지금까지 유해를 찾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3천억 원이 넘는 예산을 쓰고 있다.
우리는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이 2007년 발족해 지금까지 국군 9천508구를 발견하고 118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사자 유해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당선 후 현충일 추념사에서 “애국에 보수도 진보도 없다”고 말했다. 아무리 다른 일정이 있다 해도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는 참석을 해야 했었다. 맹자는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모욕한 후에 남이 자기를 모욕하고, 한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를 짓밟은 연후에 다른 나라가 짓밟는다”고 말했다. 제복 입은 사람들을 예우하지 않고 순국한 장병들을 기리지 않는 나라는 망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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