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생명 연장 싫다” 존엄사 선택 급증
“무의미한 생명 연장 싫다” 존엄사 선택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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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도민 6만명 달해

“환자의 뜻에 따라 생명 연장을 멈추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A씨(29ㆍ여)는 지난 3월 B씨(60)를, 5월 C양(19)을 ‘관리 환자 대상’에서 떠나보냈다.

식당을 운영했던 B씨는 3년 전 화재 사고를 겪은 후 의식을 차리지 못했다. B씨의 가족은 더 이상의 의료행위는 불필요하다고 판단, 생전 B씨의 의사대로 ‘존엄사’를 결정해 인공호흡기를 떼게 했다. 선천적 지체장애를 앓고 있던 C양은 지난해 10월께 장기 중 하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하반신부터 마비가 왔다. C양의 가족은 “태어날 때부터 12살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는데 그래도 오래 버텨줬다”며 C양이 미리 작성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전했다.

A씨는 “병세가 나아질 가망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 본인, 보호자, 의료진이 연명 의료를 중단하는 일이 생기고 있다”며 “앞으로 그 수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통스러운 연명 의료를 지속하기보다 존엄성을 지키며 삶을 마무리하겠다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미리 등록한 수가 경기도민이 6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보건복지부,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등에 따르면 연명의향서 등록자는 일명 ‘존엄사법’이 시행된 지난해 2월 이후 매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8만6천691명이었던 등록자 수는 올 1월 11만4천608명, 3월 16만551명을 넘어 지난달 최초로 20만 명을 돌파(22만170명)했다. 이 중 경기도민은 5만9천여 명(26.8%)에 달하며 서울(5만4천명, 24.8%)과 충남 (1만8천명, 8.4%), 전북 (1만5천명6.9%)순으로 많았다.

이처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가 많아지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임종 문화가 달라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 관계자는 “현대 의학이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해줬지만,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에서 환자의 존엄ㆍ가치를 보호하자는 사회 분위기도 생겨났다”며 “임종 문화가 ‘사랑하는 사람, 익숙한 장소 곁에서 환자를 편히 보내자’고 바뀐 만큼 이에 대한 의사존중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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