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남한산성 지킴이 조갑식씨 “남한산성 아름다움 지켜주세요”
30년 남한산성 지킴이 조갑식씨 “남한산성 아름다움 지켜주세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0개 움막 철거 이미지 살리고
땅속에 묻힌 쓰레기까지 치워
봉사대 구성 학생 교육효과도

“수도권 시민의 안식처 역할을 하는 남한산성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남한산성에 가면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내리며 쓰레기를 줍는 70대 할아버지를 볼 수 있다. 남한산성 지킴이 조갑식 할아버지(71)가 그 주인공이다.

조 할아버지는 30년 넘도록 남한산성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땅속에 묻힌 쓰레기까지 찾아내 넝마에 담는다.

그는 “분명히 일주일 전에 치웠던 곳에서 또 여기저기 날리는 쓰레기를 보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도 하다”고 푸념한다.

조 할아버지는 지난 1992년 태풍 ‘매미’가 급습했을 때 남한산성에 쓰레기가 쌓인 것을 보고 부인, 아들, 딸과 함께 쓰레기와의 전쟁을 시작했다. 달랑 가족과 함께 드넓은 남한산성의 쓰레기 없애기가 힘이 부치자 조 할아버지는 3년 전에 ‘남한산성 환경봉사대’를 만들었다. 그러나 선뜻 나서주는 동반자가 없어 홀로 활동을 시작하다 분당의 한 고등학교와 연결돼 학생들이 봉사대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 할아버지는 매주 토ㆍ일요일이면 학생 40여 명과 함께 남한산성에서 쓰레기를 줍는다. 그는 “학생들과 남한산성에서 쓰레기를 줍는 것은 교육적인 효과가 커 어느 단체보다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남한산성 곳곳에 무당이 만든 움막이 사라진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조 할아버지는 지금까지 70여 개 움막을 철거해 ‘굿 장소=남한산성’의 오명을 씻는 데 앞장선 장본이 이기도 하다.

10년 전 성남도시공사에서 퇴직한 뒤 지금은 일용직으로, 노상주차장 청소원으로 재직 중인 조 할아버지는 남한산성 비탈길을 따라 눈에 띄는 쓰레기를 줍느라 30분이면 충분할 퇴근시간이 2시간 이상 걸리기도 한다. 그는 “선조로부터 물려받는 아름다운 남한산성을 후세에 되돌려 줘야 하기 때문에 산을 찾을 권리만큼 의무도 다하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고 힘줘 말한다.

단풍철을 맞아 남한산성을 찾는 등산객이 줄을 잇는 요즘 남한산성 지킴이 조 할아버지의 쓰리기와의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성남=문민석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