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커뮤니티] 시각장애인 엄마의 한맺힌 절규
[와글와글 커뮤니티] 시각장애인 엄마의 한맺힌 절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화탐사대'에서 공개한 방문교사의 폭행 현장 CCTV 화면. MBC
'실화탐사대'에서 공개한 방문교사의 폭행 현장 CCTV 화면. MBC

한 시각장애인 엄마의 안타까운 사연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1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는 서울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사연은 지난 2018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 A씨는 당시 주변에서 11살 아들이 멍이 들어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아들은 "넘어졌다" "친구랑 장난치다 부딪혔다"며 멍 자국에 대한 언급을 꺼렸다. A씨는 시각장애 탓에 아들의 멍을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2019년 12월, 아들이 방문교사에게 수업을 받고 있을 때였다. 거실에 있던 중학생 딸은 '퍽퍽' 하는 소리와 "아아~"라고 하는 동생의 소리를 들었다. A씨는 선생님의 행동이 조금 이상한 것 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방문교사 B씨는 2017년부터 A씨 가족과 인연을 맺었다. 과거 복지관에서 소개를 시켜준 점, 그리고 본인이 아동복지학을 전공하고 상담심리 석사, 사회복지사 2급, 미술치료사 자격증 등 해당 분야 전문가라고 소개한 사실때문에 A씨의 B씨에 대한 신뢰는 굳건했다.

B씨는 초기 아들과 거실에서 수업을 했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방 안에서 문을 닫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방문을 찢고 나왔다. "무슨 일이냐?"는 A씨에게 B씨는 "(아들이) 숙제를 안 해서 혼낸 것 뿐"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럼에도 A씨는 불안함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결국 2019년 12월 23일,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아들의 방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하고 수업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날 A씨는 책장 한 장 넘기지 못한 채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는 아들의 모습을 목격하고 말았다.

30분간 30차례나 맞은 아들의 모습에 A씨는 억장이 무너졌다. 경찰까지 불렀지만 교사 B씨는 "내 새끼 같아서.." "애정이 과해서 그랬다" 등의 변명만 늘어놨다. A씨는 "답답한 건 모든 사실을 알고도 아들의 상처를 직접 볼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고 토로했다.

CCTV 화면과 아들의 몸에 난 멍자국. 이 정도면 증거는 충분할 것이라고 A씨는 생각했다. B씨는 그러나 폭행이 일시적이라고 주장했고, 구속영장도 기각됐다. 자칫 B씨가 집행유예 혹은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다는 말에 엄마 A씨는 또 한 번 가슴을 쳐야 했다.

A씨의 사연은 MBC '실화탐사대'에서 지난달 22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은 결과, B씨가 주먹을 휘두를 때 아들에게서 '학습된 무력감'이 나온다는 의견을 들었다. 폭행은 일시적이었을 뿐이라는 교사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B씨는 끝까지 일시적 폭행을 주장하고 있다.

A씨는 "목 졸림과 구타를 당했던 아이는 엄마가 힘들어할까봐, 속상해 할까봐 얘기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엄마가 시각장애인이라 이런 폭행을 당한 것 같아 아이에게 너무나도 미안한 생각밖에 없다. 엄마로써 너무 죄책감이 든다. 하지만 지금까지 폭행 교사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속 변명으로만 일관하는 그 교사가 죗값을 온전히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가 이뤄지게 도와달라. 누구보다 보호받아야 되는 아동, 장애인에게 이뤄진 이런 범죄는 초범이라는 이유로 벌금형으로 끝나지 않게 좀 더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 아들과 똑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교사 자격도 박탈시켜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은 지난 3일 '집에서 1년 넘게 11살 아들이 방문 교사에게 목 졸림과 폭행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 있으며, 13일 오후 3시, 6천222명이 동의했다.

장영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