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효심’…코로나19로 요양원ㆍ요양병원 면회 제한 석달째
‘애타는 효심’…코로나19로 요양원ㆍ요양병원 면회 제한 석달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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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무서울까요, 아니면 기다리는 가족들이 왜 못 오는지도 모른 채 자녀에게 버려진 줄 알고 외롭고 쓸쓸한 나날을 보내는 게 더 슬플까요.”

뇌졸중으로 고양의 한 요양병원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코로나19로 인한 ‘면회 금지’로 보지 못한 지 어느덧 석 달째.

딸 K씨(54)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에 밤이 돼도 잠이 오지 않아 뜬눈으로 지새우기 일쑤다. 대화가 어렵고 혼자 거동도 힘든 어머니에게 유일한 낙은 아들딸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지만, ‘면회 금지는 정부 지시’라는 병원 측 말에 K씨는 한숨만 내쉴 뿐이다.

K씨는 “아침에 눈 떠서 잠들 때까지 내 이름만 부르다 하루를 보내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답답하기 그지 없다”며 “코로나19는 끝이 보이지 않는데, 면회가 안 되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그 슬픔은 누가 책임지느냐”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보건 당국이 요양병원ㆍ요양원의 환자 면회를 전면 제한한 지 3개월이 지난 가운데 입원, 요양 중인 부모님을 뵙고 싶다는 자식들의 ‘애절한 사모곡’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내 요양병원은 348곳, 요양원은 1천812곳이다. 이곳에 약 10만여명이 입원 또는 요양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보건 당국은 지난 2월17일 요양병원ㆍ요양원을 코로나19 최고의 위험시설로 분류해 환자 면회를 전면 제한했다. 지난 6일 ‘생활 속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코로나19 규제 상당수가 완화됐을 때도 요양 시설은 제외됐다.

이처럼 정부가 요양시설 관리 감독을 엄격하게 유지하는 이유는 요양 시설에 있는 이들 대부분이 기저질환을 가진 60대 이상 고령 환자로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면회 금지의 장기화가 노인 정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는 “요양원ㆍ요양병원 내 노인들이 오랜 기간 가족과 단절되면서 태도 등에서 우울증 증세를 보이거나 앓고 있던 우울증이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자식들의 요양병원ㆍ요양원에 대한 면회 금지 완화 요청이 줄 잇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어머니 좀 뵙게 요양원에 면회소라도 설치해주세요’라는 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방호복을 입고라도 어머니를 꼭 한 번 보고싶다”며 “요양원 등 복지시설에 임시 면회소라도 설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보건 당국은 요양병원ㆍ요양원 면회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이마저도 최근 서울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일단락됐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예전처럼 대면 면회가 실시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면회 금지 완화에 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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