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들 마스크는 폼으로… ‘착용 의무화’ 겉돈다
택시기사들 마스크는 폼으로… ‘착용 의무화’ 겉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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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에 마스크 걸치고 ‘승객 맞이’ 아찔
밀폐된 좁은공간 감염위험 속수무책
市 지침 구체적 기준없어 현장서 외면
신고해도 입증 방법 한계 ‘구멍 숭숭’

인천시가 내놓은 ‘택시기사 마스크 착용 의무화’ 방안이 현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상당수의 택시기사가 승객을 태우고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지만 이를 확인하거나 막을 방법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2일 시에 따르면 시는 1~11일 계도 기간을 거쳐 12일부터 마스크를 하지 않은 택시기사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6시께 남동구 간석동 인근에서 한 택시기사가 마스크를 턱에 걸친 채 손님을 태웠다. 마스크 의무화 첫 날인 1일에도 남동구와 부평구에서 만난 대부분 택시기사가 코를 드러내고 있거나 마스크를 턱에만 거는 등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 택시기사 A씨는 “하루종일 마스크를 하면 답답해 중간에 내렸다가 깜빡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정확한 착용 지침도 없으니 이렇게라도 쓰고 있으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시가 지난 5월 27일 택시조합 및 법인에 배포한 택시운송사업 법규 공고문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감염병 위기단계 심각 발령 시 운수종사자는 마스크 착용 후 운행해야 한다’는 문구만 있을 뿐 구체적인 기준은 없다.

공고문만으론 승객 탑승 시에만 마스크를 착용하면 되는 것인지를 판단할 수 없는 셈이다.

과태료를 부과하는 위반 행위에 대한 기준도 없다. 방역지침대로 마스크를 코까지 덮도록 착용해야만 하는지, 입만 가리더라도 착용만 하면 문제가 없는지를 구분하지 않아 과태료 부과에 따른 분쟁이 불가피하다.

마스크 미착용 운전자 적발을 전적으로 승객에게 의존한다는 점도 문제다. 시는 단속 계획 등을 전혀 세우지 않고, 신고가 들어온 후 해당 차량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기사가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주장하면 승객이 촬영한 사진이 없는 한 입증할 방법이 없다. 승객이 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기사와 마찰을 빚는 등의 가능성도 있다.

인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택시기사가 마스크를 의무로 착용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지침이 따로 없다 보니 현실적으로 기사들 재량에 맡겨야 한다”며 “위반 기준 등 일부 내용에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시는 지침이 구체적이지 않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시 관계자는 “조합 측에는 원칙적인 부분만 전달한 것으로, 일부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시행착오를 바로 잡으며 혼란을 줄여가겠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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