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옥죄는 주류대출] 법률 전문가 “과도한 손해배상 등 거래 약정서 갑에 유리”
[소상공인 옥죄는 주류대출] 법률 전문가 “과도한 손해배상 등 거래 약정서 갑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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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제 조항 있어도 약정 위반시 年 24% 이자 과해” 한 목소리
대여금의 30% 위약금 부과 항목, 법적 다툼 가면 감액 여지
주류거래 약정서. 정민훈기자
주류거래 약정서. 정민훈기자

권정혁씨와 A주류도매업체가 맺은 ‘주류거래약정서’를 본 법률 전문가들은 약정서 내용이 갑에게 유리하게 구성돼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약정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조항이 과도하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장성근 변호사(경기중앙변호사회 전 회장)는 총 9개 항으로 구성된 약정서 제4조(계약해지)의 경우 압도적으로 갑에게 유리한 조항들로 이뤄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가게의 월 주류 판매량이 대여금의 10% 미만(200만원)일 경우 계약해지 조건이 된다는 조항에 문제를 제기했다.

장 변호사는 “(4조4항의 경우) 계절적 요인과 영업 매출 상황에 따라 주류 월 판매량을 조절해야 함에도 일정량의 주류를 판매해야 하지 못하면 계약해지 조항으로 명시돼 있다”고 했다.

또 물건을 사고파는 대등한 거래 관계에 있어 대여금의 연 24%는 과도한 이자로 보이며 대여금 분할상환금 1회 이상 지체(4조5항) 시 계약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는 부분도 2~3회로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무이자라는 탈을 쓴 암수가 숨겨져 있는 약정서”라며 “계약 위반에 걸리지 않을 수 없는 구조로 돼 있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했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계약 관계에 있는 당사자들이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할 때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을 배려해야 하고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행동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모든 법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추상적 규범이다.

장 변호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약정서 제5조에 적시된 손해배상이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법무법인 마당의 김종호 변호사는 이례적으로 무거운 손해배상이라고 설명했다. 약정위반 시부터 완납일까지 연 24%의 비율에 의한 지연이자와 더불어 위약금으로 대여금의 30%에 해당하는 600만원의 손해배상 예정액이 과도하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약정서 제5조에 적힌 내용 중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보이는 위약금의 경우 과도하다고 보여진다”면서 “민법 제398조에 따르면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은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 법원에서 (약정서 손해배상에 대해) 상당 부분 감액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선율의 남성진 변호사도 “손해배상 조항이 과도해 보이고 면제 조항이 있더라도 연 24% 이자에 대여금을 빌려주는 것은 일반 주류거래에 대한 약정으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호준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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