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의 ‘역설’…연이은 폐점 소식에 인근 상권 오히려 ‘울상’
대형마트의 ‘역설’…연이은 폐점 소식에 인근 상권 오히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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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없어지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줄어드는 매출에 막막하기만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유통구조 변화 등의 영향으로 경기도 내 대형마트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마트 인근 소상공인들이 매출 감소로 신음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소상공인들의 수입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그동안의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상생하며 지역경제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25일 찾은 화성시 반월삼거리 일대는 유령도시를 방불케 할 정도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 6월 롯데마트 VIC 영통점(빅마켓)이 폐점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반월동 일대에서는 중심지로 꼽혔다. 버스정류장 이름까지 빅마켓을 따서 지어질 정도였지만 과거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웠다.

인근에서 칼국수집을 운영 중인 방은희씨(47ㆍ여)는 “마트가 랜드마크였으니 그걸로 손님들에게 위치를 알려왔다”며 “쇼핑을 하러 나온 고객이나 마트 직원들이 하루 20명 넘게 찾았는데, 마트 폐점 이후로 일 매출이 50만원에서 30만원까지 뚝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홈플러스 안산점 페업을 앞두고 있는 안산시 상록구 성포동 일대 상권에도 소상공인들의 불안감이 짙게 깔려 있었다. 앞서 지난 2000년 이 지역에 홈플러스 안산점이 들어설 당시만해도 상인들은 격렬히 반대했다. 고객들이 대형마트로 몰리면서 매출이 급감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초 우려와 달리 대형마트가 생긴 뒤 주변 상권의 매출은 배로 상승했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는 손님이 없어 가게를 쉬어야 할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인근에서 30년째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동혁씨(63)는 “20년전 홈플러스가 들어올 때만해도 상인들의 걱정이 많았는데 반대로 매출이 늘어났다”면서 “홈플러스가 쉬는 날이면 손님이 10분의 1로 줄어드는데 아예 폐점해버리면 어떤 상황이 닥칠지 가늠하기 조차 어렵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폐점한 롯데마트 양주점 인근 상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로, 상인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관련 연구에서도 드러났다. 한국유통학회가 올해 1월 발표한 ‘대형 유통시설이 주변 상권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이마트 부평점 등 6개 대형마트 폐점 후 반경 3㎞ 이내 중소형 마트와 식당 등의 매출이 5%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가 주변 상권 수요를 흡수해버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오히려 집객효과를 일으켜 상호보완 관계에 있는 업종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주영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형마트는 파생 고객을 만들어내고 주변 지역의 중심지가 되는 등 긍정적인 영향력도 큰데 이를 무시한 채 소상공인을 보호하려는 정책이 오히려 소상공인에 피해를 주는 셈”이라며 “대형마트에 대한 유통규제를 완화하고 이들과 소상공인이 상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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