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먹잇감된 장애인 특별공급…경찰, 부동산 교란사범 무더기 검거
브로커 먹잇감된 장애인 특별공급…경찰, 부동산 교란사범 무더기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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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자립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마련한 아파트 청약의 ‘장애인 특별공급’이 브로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특별공급 순위배점 과정에서 지자체의 역할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일 인천 기초자치단체와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주택법상 공급질서 교란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분양브로커 3명과 부동산 중개업자 1명을 붙잡았다. 또 범행에 가담한 장애인 8명 등 가담자 17명도 붙잡았다. 이들 브로커가 부정 청약으로 분양받은 아파트 값은 90억원대에 달한다.

특히 장애인 특별공급을 통한 범죄가 가장 많았다. 장애인 무주택자의 주거안정 등을 위해 마련한 장애인 특별공급은 청약통장 등의 요건을 갖추지 않더라도 우선순위 배점표에 따라 장애정도와 무주택기간, 지역 거주 기간 등을 점수로 환산해 고득점순으로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청약에 비해 경쟁률도 현저히 떨어진다. 경기도 동탄신도시의 한 아파트 일반 분양 경쟁률은 타입에 따라 최대 195대 1에 달했지만, 장애인특별공급 경쟁률은 최대 2대1도 되지 않는다.

이번에 검거한 브로커들은 인천에서 매달 70만~120만원의 국가지원금을 받는 장애인을 노렸다. 이들에게 접근해 장애인 특별공급을 신청하면 500만~1천만원을 지급하고, 팔리고 나면 추가금도 주겠다고 제안했다. 계약금을 제공해 계약서와 인감증명서 등 이후 매매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받아 챙기고, 전매제한 6개월이 지나면 명의이전을 하고 시세차익을 챙기는 방식이다.

이번에 경찰에 붙잡힌 브로커들은 장애인을 통해 인천 서구 루원시티를 비롯해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서울 강서구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아파트 분양을 받게 했다. 화성 동탄의 아파트는 분양 당시 5억원대로 계약금만 5천만원을 지원했다. 이 아파트는 최근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거래가가 1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기초생활수급자로 국가의 지원을 받는 장애인이 수억원대 아파트의 특별공급을 신청했지만, 지자체 차원의 세밀한 확인은 없었다. 게다가 브로커들은 장애인 특별공급이 평생 단 1번만 가능하고, 수억원대의 아파트를 소유하면 그동안 받던 국가보조금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숨긴 채 장애인을 범행에 가담케 했다.

서종국 인천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는 단순히 서류만 모아서 채점하는게 아니라 브로커들에게 가담하면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지불계획서를 함께 검토하는 등 제도적인 개선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개월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부동산 시장 교란사범을 검거한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앞으로도 민생범죄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의지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국토교통부에 통보해 부정한 방식으로 분양받은 아파트는 취소될 수 있게끔 하겠다”며 “앞으로도 부동산 질서 교란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단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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