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감학원, 국가차원 진실규명 피해자 보상 있어야
[사설] 선감학원, 국가차원 진실규명 피해자 보상 있어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제강점기 ‘부랑아 수용시설’이란 명분으로 운영된 선감학원의 피해자 상당수가 구타 등 가혹행위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온갖 강제노역에 동원됐고, 성추행과 성폭행 피해를 겪었다는 사람도 많았다. 수용 생활 중 숨진 동료를 목격했고, 시신을 처리하는 일에 동원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경기도가 지난 4월 ‘선감학원사건 피해자신고센터’ 개소 이후 접수된 91명과 ‘경기도 선감학원 아동피해대책협의회’에서 활동하는 49명 등 피해자 140명 중 조사에 응한 93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다.

선감학원은 일제가 1942년 부랑아 교화를 내세워 안산시 선감도에 만든 소년 수용소다. 8∼18세 아동·청소년을 강제 입소시켜 노역과 폭행, 고문 등의 인권유린을 했다. 가혹행위와 굶주림, 탈출 등으로 죽어간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선감학원은 광복 후 경기도가 인수해 1982년까지 운영했다. 그 때에도 강제노역과 구타 등 인권유린이 자행됐다. 이곳에는 4천691명에서 최대 5천759명의 아동이 수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선감학원 진상규명과 피해지원 사업에 나섰다. 지난 5월 국회에서 과거사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도는 “선감학원 사건 진상규명에 힘쓰겠다”며 조사에 들어갔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피해자 대부분이 입소 중 기합(93.3%), 구타(93.3%), 언어폭력(73.9%)을 겪었다고 했다. 성추행과 성폭행 피해를 겪었다는 응답도 각각 48.9%와 33.3%였다. 응답자의 98%는 양잠, 축사 관리, 염전노동, 농사 등 강제노역을 했다. 응답자의 96.7%가 사망자를 봤고, 48.4%는 동료 원생의 주검 처리에 동원됐다고 답했다.

선감학원 수용자 가운데 40%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연령대 어린이들이었다. 입소 당시 나이는 11∼13세가 40.4%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90%는 경찰(39%)이나 단속 공무원(22%)에게 이끌려 길거리 등에서 강제 입소 당했다고 했다. 사실상 마구잡이로 수용된 것이다.

아동기에 겪은 인권유린은 이후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교육 단절로 85.8%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 학력이고, 퇴소자의 76.1%는 진학을 못한 채 구두닦이, 머슴, 넝마주이 등의 일을 했다. 현재 37.6%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다.

이번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일제강점기 때도 그렇지만, 1980년대까지 이런 잔혹행위가 있었다니 믿기 어렵다. 뒤늦게라도 국가폭력에 의한 아동인권유린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 다행스럽다. 경기도의 피해 조사는 선감학원 진실규명의 시작이다. 앞으로 국가 차원의 진실규명 작업이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 당연히 피해자 보상도 뒤따라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