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이강철 프로야구 KT 위즈 감독
[경기인터뷰] 이강철 프로야구 KT 위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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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 초보감독의 마법 통했다
도전·협업·시스템으로 가을야구 진출 약속 지켜
모든 선수가 MVP감… 소형준·주권 역할 다해
선수단 PS 통한 자신감 소득… 내년 5강 목표
코로나 종식돼 많은 팬들과 경기장서 만나고 파

“좋은 성적을 위해 노력해준 선수들과 아낌없이 지원해준 구단,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언택트 응원을 통해 성원을 보내준 팬과 경기도민들께 감사드립니다.” 2018년 11월 프로야구 10구단 KT 위즈의 3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4년동안 하위권에 머물던 팀을 2019년 6위에 이어 2020년 2위로 이끈 ‘그라운드 마법사’ 이강철(54) 감독. 현역시절 ‘해태왕조’의 마운드를 이끌며 국내 프로야구 사상 유일하게 10년 연속 두 자리수 승리에 150이닝 이상 투구,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전설적인 투수’다. 2006년 은퇴 후 KIA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넥센(현 키움)과 두산에서 코치로 활동하다가 다소 늦은 50대 중반에 감독이 됐다. 감독으로서는 초보지만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선수를 보는 혜안과 뛰어난 용병술, 믿음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이 감독은 취임 당시 “도전ㆍ협업ㆍ시스템으로 가을야구 진출을 이루겠다”고 약속했고, 2년 만에 그 약속을 지켰다. 강함 보다는 부드러움, 선수에 대한 신뢰감 구축을 통해 KT 위즈가 추구한 인성ㆍ육성의 야구를 꽃피운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그의 야구철학과 팀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감독 2년 차에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20시즌에 대한 소회는.

A 올 시즌 초반까진 힘들었다. ‘쉽지 않겠구나’ 생각하고 왔는데 좋은 결실을 보게 돼 기분이 좋다. 그래도 포스트시즌에서 떨어져 아쉽다. 부임 첫해였던 지난해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6위라는 성적을 거둔 것이 올해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밑바탕이 된 것 같다.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나름대로 평가하고 싶다.

Q 부임 첫 해 6위 도약에 이어 올해 2위로 팀을 첫 ‘가을야구’로 이끈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사실 정규리그 2위에 오를 줄은 생각도 못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를 목표로 잡고 시즌에 임했다. 아시다시피 초반에 아주 힘들었다. 무엇보다 경기 막판 역전패를 당할 때마다 야수들이 지쳐가는 모습을 보게 됐다. 그 당시 ‘이대로 간다면 팀이 침몰할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 이기는 경기를 위한 노력을 많이 했다. 올 시즌 홀드왕에 오른 주권이 무척 잘해줬다. 불펜투수들이 난조를 보인 상황 속에서 주권이 유일하게 제 기량을 다해줬다. 앞서 말했듯이 이기는 경기를 해서 팀 분위기를 바꿔야 했기에 무리해서라도 주권을 마운드에 계속 올렸다. 사흘 연투 지시도 했다. ‘혹사 논란’도 있었지만, 팀이 승리를 이어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다소 안좋았던 야수와 투수 사이에도 깊은 신뢰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에 배정대, 조용호, 그리고 선발 투수 로테이션이 잘 가동되면서 마지막까지 순항할 수 있었다.

Q 여러 선수들이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다. 감독으로서 특별히 고맙거나 MVP감으로 꼽는 선수가 있다면.

A 인터뷰 때마다 그 질문을 받는데 내 대답은 늘 한결같이 ‘팀 KT’라고 말한다. 모두 잘 해줬기 때문이다. 굳이 꼽자면 소형준을 말하고 싶다. 신인 투수임에도 올 시즌 너무 잘해줬다. 중요할 때 팀의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을 가져다주면서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중간 계투 주권도 잘해줬고, 모든 선수가 다 중요한 순간에 잘 해줬다. 그러나 ‘팀 KT’가 역시 MVP라고 생각한다.

 

Q KT는 최근 몇 년 동안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영입 없이 트레이드와 젊은 유망주의 내부 육성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다음 시즌 기대되는 선수를 꼽는다면.

A 지금은 딱히 누구를 꼽기보다는 소형준, 배제성, 조용호, 심우준 등 젊은 선수들이 잘 해줘야 한다. 지난해와 올해를 겪으면서 팀 레벨이 많이 상향됐다. 올해 보여줬던 좋은 활약을 내년서도 이어줘야 한다. 심우준은 군대 문제도 있고, 내년 문제를 봐야 하므로 선수들이 다음 시즌에서도 자기 역할을 잘 해주면 팀은 좀 더 탄탄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무리 캠프 등을 통해 몇몇 선수를 눈여겨 보고있다.

Q 전 소속팀이었던 두산을 비롯해 여러 구단서 대어급 선수들이 FA시장에 나왔다. 최근 여러가지 상황으로 FA 영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꼭 영입하고 싶은 선수는.

A 올해 좋은 선수가 많이 FA 시장에 나왔다. 팀 전체로 봤을 때는 생각하고 있는 선수가 있는데 지금은 말해줄 수 없다. 그 선수가 와서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야 욕심을 내서 구단에 건의하고 싶지만, KT는 어떤 한 선수에 의해서가 아닌 팀으로 도약해야 한다. 이숭용 단장과 내년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놓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 단장하고 이야기한 것은 내년까지 팀을 단단히 만들고, 육성을 통해 1~2명의 스타 플레이어를 만들어놓고 난 다음에 내 후년 시즌에 FA로 대형 선수 몇몇을 영입하면 팀은 완벽한 우승을 위한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FA로 대형 선수를 영입한다는 생각을 빨리 바꿨고, 팀을 탄탄하고 안정되게 만들어 KT가 언제든지 5강에 진입할 수 있는 팀으로 전력을 구축한 이후에 좋은 선수가 FA로 나오면 그때 영입하겠다.

Q 외국인 선수 3명 중 타자인 로하스가 일본리그로 진출했다. 다음 시즌 외국인선수 구성 계획은.

A 로하스 포함 외국인 선수 3명에게 이미 계약 조건을 전달했었다. 투수 쿠에바스는 우리와 그대로 갈 것이고, 역시 1선발 데스파이네도 잘 계약되면 함께 갈 것이다. 올 시즌 데스파이네가 있어서 소형준도 잘 해줬다. 쿠에바스는 쉽게 바꾸고 싶지 않다. 그러나 아직 확정이 아닌 만큼 변수도 생길 수 있어서 새로운 외국인 선수도 물망에 올려놓긴 했다. 올해 최고의 실력을 보여 준 로하수의 이적이 아쉽다. 아직 구체적으로 답을 드릴 상황이 아니기에 2안과 3안을 준비하면서 기다리고 있다.

Q 올해 창단 최고인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타선에서 주전과 백업의 격차가 커 정규시즌은 물론 포스트시즌서도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를 해소하는 방안은.

A 아무래도 2021년 최대 화두는 선수층 강화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1월 익산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를 통해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봤다. 무엇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투수 고영표와 심재민, 원광대를 졸업하는 신인 내야수 권동진에게 눈이 간다. 공익근무를 하기 전까지 KT 마운드의 핵심이던 고영표가 복귀하면서 선발 로테이션 옵션을 더 다양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공백기의 여파가 있겠지만, 이전의 구위를 찾는다면 팀에 큰 도움이 분명 될 것이다. 권동진은 훈련을 통해 정면 타구 수비가 괜찮았다. 배팅을 치는 것도 좋았다. 이 밖에도 한화 출신 ‘베테랑 불펜’인 안영명, 최근 롯데와 트레이드로 영입한 내야수 신본기, 우완투수 박시영 등을 통해 전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Q 새로 영입한 김기태 전 KIA 감독 아들인 김건형의 훈련모습을 봤을텐데.

A 미국에서 간섭이나 조언없이 야구를 자유롭게 해왔다고 들었다. 코치가 연습을 지켜보고 김건형에게 조언을 해줬는데 “야구에 대해 이렇게 세밀하게 지도를 받아본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더라.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는 만큼 시간을 두고 좀 지켜보려고 한다.

Q 다음 시즌 목표와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둬 전력을 보강할 생각인가.

A 올해 예상보다 너무 높은 성적을 거둬 놀랬지만 지난 마무리캠프서 생각한 것은 ‘KT가 늘 5강에 갈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백업 선수들의 기량도 좋아져야 하고, 앞서 말했듯 배제성, 소형준 등 선발 로테이션도 계획대로 잘 짜여져 휴식을 주면서 운영이 돼야 한다. 자원이 많은 외야는 올해처럼 걱정이 없다. 선수들이 포스트시즌서 두산에 패한 뒤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 됐다. 이제야 우리 선수들이 야구의 참맛을 알았다’고 느꼈다. 포스트시즌을 통해 선수들이 한 층 더 야구에 대한 열망과 패하면 분하고 그런 감정들을 느끼게 됐으니, 내년에도 선수들이 잘 할 것이라고 본다. 선수단에 자신감이 생겼다. 내년 목표는 일단 5강이다. 그리고 또 한 번의 가을야구 진출이다.

Q 감독께서는 평소 경기 중 표정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2년차를 맞아 가장 힘들었을 때와 기뻤을 땐 언제인지.

A 아무래도 시즌 초반 연패를 당했을 때가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다. 그 때마다 이렇게 패하면 예전처럼 팀이 패배의식에 젖은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게 될 것 같아 많이 불안했다. 올 시즌 ‘승부처가 어디냐’고 물어볼 때마다 나는 날마다 승부처였다고 답한다. 그나마 5강을 확정한 두산과의 10월 22일 경기(17-5 승)가 내 기억에 가장 남는다. 5회까지 1대3으로 뒤지면서 어려웠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타선이 힘을내 큰 점수차로 앞서며 승리가 확실해지자 그때 마음이 제일 편했던 것 같다. 또 올 시즌은 스윕패(3연패)를 많이 안 당했다. 연패 수렁에 빠지면 힘들었을 텐데 긴 연패 없이 잘 끊어줘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Q 구단 최초로 계약 기간을 1년 남긴 상황에서 3년 재계약을 했다. 또 팬들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즐거움을 준 감독께 고마워한다. 구단과 팬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올 시즌을 잘 완주했다는 것 자체가 내겐 기적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부득이하게 언택트로 구단을 사랑해주신 팬과 수원시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이길 때나 혹은 패할 때나 늘 팬들께서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응원과 성원이 있어 이런 좋은 성적이 있었고, 제게도 재계약이란 선물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주신 선물이다. 또 선수단 전원 코로나19 확진자 없이 대회가 잘 마무리돼 더욱 좋다. 구단 프런트에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모두들 코로나19로 힘드실 텐데 힘내시고, 다음 시즌 준비 잘해서 내년에는 꼭 코로나19가 종식돼 많은 팬과 함께 경기장에서 만나고 싶다. 끝으로 올 한해 성원에 정말 많은 감사 드린다.

대담=황선학 체육부 부국장/정리=김경수 기자
사진=윤원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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