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중대재해법’은 지지부진
[사설] 끊이지 않는 산업재해, ‘중대재해법’은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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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로 또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0일 평택시의 한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인 인부 5명이 추락해 3명이 숨졌다. 경찰은 천장에 설치된 골격이 붕괴하면서 10여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추락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사장에서, 25일에는 부산시의 한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14층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화재 사고도 잦다. 지난 7월 용인시 SLC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근로자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4월엔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장에서도 불이 나 작업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화재는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채 용접작업을 하다 불티가 가연성 소재에 튀어 발생했으며, 결로를 막겠다고 대피로를 폐쇄해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안전불감증에 따른 전형적인 인재다.

지난해 전국 산업현장에서 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10만9천242명이다. 2018년도 10만2천305명보다 6천937명(6.7%) 늘었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855명으로 절반(428명)은 건설현장에서 발생했다. 추락 사고가 40.6%를 차지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는 반복되는 산업재해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노총은 21일 성명을 통해 “국회는 도대체 얼마나 더 죽어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할 것인가”라며 “중대재해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즉각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중대재해법은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수의 피해를 낸 산재가 발생하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기업을 처벌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공사장 내 안전사고를 예방할 ‘중대재해법’ 제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상임위 문턱도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

21대 국회에서 지난 6월 정의당이 1호 법안으로 발의, 여야가 법 제정에 한목소리를 냈지만 정기국회 내 처리에 실패했다. 국회엔 민주당(3건)과 국민의힘(1건)이 발의한 것까지 5건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그러나 각 정당간, 또는 같은 정당내 이견으로 ‘신중히 검토하자’며 미뤄놓은 상태다.

여야가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씨 죽음을 계기로 산업안전보건법을 강화한 이른바 ‘김용균법’을 만들었지만 김씨 같은 하청노동자는 보호받지 못한다. 민주당은 12월 임시국회에서 중대재해법 입법을 마치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국회는 잇단 노동자들의 죽음에 책임이 없지 않다. 이를 통감하고 하루빨리 중대재해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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