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짜 스펙·돈 주고 사는 게 일반적이다’... 이 정권 실세들은 왜 이런 말을 계속할까
[사설] ‘가짜 스펙·돈 주고 사는 게 일반적이다’... 이 정권 실세들은 왜 이런 말을 계속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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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정경심 피고인의 재판 결과에 대한 견해다. 여기서 그는 ‘이 땅의 부모들을 대신한 십자가’라는 표현을 썼다. “그 시절 자식의 스펙에 목숨을 걸었던 이 땅의 많은 부모들을 대신해 정경심 교수에게 십자가를 지운 건가.” 또 “표창장과 인턴증명서 위조가 사실이라도 4년 실형에 법정구속이라니”라며 “조국 전 장관의 부인이 아니라면 법원이 이렇게 모진 판결을 내렸을까요”라고도 썼다.

오늘은 크리스마스다. ‘십자가’라는 표현을 보게 된다. 예수님 십자가는 세상 사람의 죄를 대신해 짊어짐을 뜻한다. 윤 의원의 표현은 정 교수가 세상 학보모들의 죄를 대신해 처벌받았다고 해석된다. 죄목을 ‘스펙에 목숨 걸었던 행위’라고 특정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었다. 누가 뭐래도 문재인 정부의 입이고, 대변자다. 그런 그가 ‘허위 스펙 처벌’을 부당하다고 하고, 이를 일반화된 행위라고 말하고 있다.

정권 내부에서 흘러나온 이런 논리는 처음이 아니다. 이용구 법무차관의 술자리 논란에도 등장한다. 지난 4월 술자리에서 이 차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해 조국 수사에 대해 항의했다고 전해진다. 거기서 “강남에서는 어차피 다 서로서로 추천서 써주고 표창장도 돈 주고 산다”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서로서로 추천서 써주고 표창장 사서 대학 가는 게 강남에서는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이 차관이 이말을 부인했다는 기사는 아직 없다.

이 차관은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이었다. 요직이다. ‘윤석열-추미애 충돌’로 공석이 된 차관에도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 법조 라인에 가장 힘 있는 실세 인물임이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는 판사까지 했던 법조인이다. 이런 그의 말이다. 국민에겐 비중 있게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하다. 추천서 품앗이는 힘 있는 계층의 관행이고, 표창장 거래는 돈 있는 계층의 일상이라는 얘기로 들린다. 윤 의원의 ‘십자가’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논리다.

재판부는 조국 전 장관의 딸 스펙 7개가 전부 허위라고 했다. 동양대 총장 상장도 가짜, 서울대 인턴증명서도 가짜, 단국대 의과학 연구소 논문 1저자도 허위, 공주대 인턴 확인서ㆍ논문 3저자도 허위, KIST와 부산 모 호텔 인턴도 허위라고 했다. 윤 의원ㆍ이 차관 논리라면 이런 행위가 일반적이라는 것인가. 가짜와 허위로 가득한 스펙 자료가 마구 날아다니는 세상이라는 것인가. 남들 다 하는 짓이라는 것인가.

때마침 입시철이다. 오늘 받은 점수표에 학생 학부모들이 울고 웃는다. 코로나 위험을 뚫고 이 대학 저 대학을 뛰어다닌다. 어렵게 받은 봉사 활동 증명서 한 장 끼워 넣으며 1점이라도 더 받으려고 애원한다. 도대체 가짜 스펙 서류 7장씩 뿌려대는 부모들은 어디에 있나. 서민 눈에는 도통 안 보이는데 왜 저들의 눈에만 흔한 일상으로 보이는가. 혹시, 그런 부모들의 세상이 다름 아닌 그들이 노는 세상 얘기 아닌가. 국민이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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