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경찰 낡고 좁은 지역관서, 편히 쉴 곳 없는 민중의 지팡이…치안공백으로 번지나
인천 경찰 낡고 좁은 지역관서, 편히 쉴 곳 없는 민중의 지팡이…치안공백으로 번지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지역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름하고 있다.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지역 경찰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중앙 정부는 서울 노후 관서 위주의 점검 계획만 세울 뿐이다.

14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인천의 지구대·파출소 등 지역관서 중 기획재정부의 신축기준인 노후도 30년 이상, 협소도 60% 이하인 곳은 총 18곳이다. 협소도는 인원 대비 공간의 넓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낮을수록 관서 내 공간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공간이 좁고 노후한 지역관서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들은 충분한 휴식을 하지 못하거나 근무 중 앉을 자리도 없는 등 건강마저 위협받고 있다.

인천의 A지구대는 협소도가 20%대다. 휴게실이 따로 없어 경찰관들은 탈의실의 캐비닛을 논 사이의 좁은 바닥에서 휴식을 한다. 과거 파출소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탓에 56명의 경찰관이 제대로 앉을 곳도 없는 정도다.

경찰관 B씨는 “마땅히 쉴 곳이 없어 사무실에 앉아 있거나 회의실 같은 곳에 나눠 휴식한다”고 했다.

인천의 C지구대 협소도는 30%대다. 1개 팀(약 7명)이 모두 지구대에 들어오면 사무실에 앉을 자리가 없어 선 채로 대기해야 한다. 게다가 이곳은 최근 몰아친 한파로 화장실까지 동파해 경찰관은 인근 지하철역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다.

통상 지역관서 경찰관들은 1번 근무 시 12시간 이상 연속 근무하는데, 충분한 휴식을 하지 못하면 건강 악화로 이어져 지역의 치안 공백을 불러올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18곳의 지역관서 중 올해 정비계획이 있는 곳은 4곳 뿐이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지구대는 노후화하는데 경찰 인력은 계속해서 늘어가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낡거나 협소한 지역관서에 대한 시설개선을 중앙 정부에 꾸준히 요청하고 있지만, 서울 등 보다 열악한 다른 지역 관서를 우선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라 개선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학교 경찰학부 교수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경찰관들이 탈진, 과로 등을 겪는다면 치안 유지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지역 경찰의 역할이 중요해진 만큼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경찰청은 지역 경찰의 고충에 귀 기울여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강우진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