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보며 계산해요” 저소득층 꼬리표되는 아동급식카드…‘동심 멍든다’
“눈치보며 계산해요” 저소득층 꼬리표되는 아동급식카드…‘동심 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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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아이들이 사용하는 아동급식카드가 저소득층 자녀라는 ‘꼬리표’가 되고 있어 개선 대책이 시급하다.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을 위해 지역화폐를 활용한 지원방안 등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지역 아동센터에 따르면 취약계층 아이들이 급식비로 지급받는 아동급식카드(푸르미)와 위생용품 구입에 사용하는 국민행복카드는 일반적인 카드와 생김새가 다르다.

푸르미는 정중앙에 ‘Purmee Card’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국민행복카드는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뜻하는 그림이 카드 정중앙에 있다.

이렇다 보니 아이들은 저소득층이라는 시선을 받을까 두려워 계산을 하지 못하고 숨어있다가 손님이 완전히 빠져나간 후에야 계산대로 향한다.

인천에 사는 A양(15)은 “편의점에 갈 때마다 사람들이 많으면 긴장한다”며 “어른들이 이 카드를 보고 나를 저소득층 아이로 여길까봐 너무 두렵다”고 했다.

B양(15)도 “위생용품을 사는 것도 부끄러운 데 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매장에 손님들이 많으면 물건을 고르는 척하다가 손님들이 다 빠져나간 후에 빠르게 계산하고 도망치듯 나간다”고 했다.

게다가 아동급식카드의 지원비용도 부족해 식당에 갈 때는 여러명이 모여 음식을 먹고, 비용은 나눠 계산하는 식이라 ‘저소득층 꼬리표’가 붙을까 우려하는 아이들의 걱정은 더 커진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인천의 한 아동센터 관계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을 가도 6천원 이하의 메뉴는 거의 없다”며 “4명이 함께 가면 3그릇을 시키고 십시일반 해 나눠 먹는다”고 했다.

전문가는 지역화폐를 활용해 비용을 지급하는 방안 등 아이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감수성이 풍부한 청소년기 특성상 주변시선에 극히 예민할 수 밖에 없어 이러한 문제가 자칫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인천이음(인천e음)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 등 지급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인천e음을 통한 지급 등 아이들이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해소 방안을 충분히 고려해볼 것”이라고 했다.

강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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