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어촌 학교 통폐합 신중해야
농산어촌 학교 통폐합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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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노현경 인천시의원
교육과학기술부의 적정규모 학교육성 방안에 따라 2010년에서 2012년 사이의 인천시교육청이 추진하려는 계획을 보면,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 대상이 28개교, 이전대상이 8개교, 통합운영이 2개교로 총 38개교를 통폐합 또는 이전 재배치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폐합 또는 이전 재배치의 배경은 저출산, 학생 수 이동 및 감소에 따른 학교공동화, 소규모학교의 비전공 교사수업 및 복식학급 운영, 도심과 농산어촌간의 학력격차 문제 등을 해소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 모든 그럴듯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통폐합을 하는 주요 배경이 통폐합에 따른 학교운영비 절감 등 ‘경제적인 이유’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통폐합 또는 이전 재배치에 대해서 통폐합 대상 학교의 학부모들과 주민들 대부분은 반대하고 있다. 지난 번 백령도 시의원 연찬회 때 이 지역의 통폐합대상 학교관리자들, 학부모대표들과 교육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도 참석자 모두가 통폐합에 반대했다.

또, 시교육청은 38개교 통폐합 외에도 농산어촌 소규모 병설유치원들을 단설 유치원 또는 통합병설유치원으로 통합운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반대가 매우 심각하다. 얼마 전 시교육위원회로 통합대상인 한 유치원의 학부모들이 연명해 통폐합 반대 탄원서까지 보내왔다.

학교는 지역공동체 희망… 경제적 이유로 통폐합 안돼

아무리 수십억원을 들여서 좋은 시설의 단설유치원을 새로 짓고 연령에 맞는 학급편성과 좋은 교육을 시킨다 하더라고 집 근처의 병설유치원보다 멀어서 왕복 40분 이상을 매일 통학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것은 4~5세 유아들에게는 너무나 고역이다.

비록 소규모라 할지라도 농산어촌의 학교나 유치원은 아이들만의 학습장소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 책 읽는 풍경이 사라진 마을은 이미 죽은 마을 일 것이다. 학교는 농산어촌 지역공동체의 구심점이자 희망인 것이다.

또한 계속되는 이농현상으로 더욱 도농간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면서, 또 다른 한 쪽에선 학부모들과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산어촌의 학교들을 소규모라는 이유로 통폐합 시키려는 것은 상당한 정책적 모순으로 보인다.

농산어촌 학교나 유치원은 소규모학교의 비전공 교사수업 및 복식학급 운영문제, 도심과 농산어촌간의 학력격차 문제나 도시지역에 비해 학교운영비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드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농산어촌은 나름대로의 지역적 문화 특성과 고유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지킬만한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에 통폐합을 반대할 것이다.

무엇이 중요한가에 관한 가치판단이 개입되는 문제에서는 다양한 가치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농산어촌 학부모와 주민들이 스스로 통폐합의 필요를 느끼고 요구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농산어촌과 같은 지역 공동체의 학교와 유치원은 공동체의 운명과 땔 수 없는 ‘유기체적 관계’를 가지고 있어서 단순한 손익관계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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